수전절(Chanukah, 한글로는 '하누카')은 유대교의 축제 중 하나로, 매년 12월 즈음 8일 동안 진행됩니다. '수전절'이라는 명칭은 "성전을 다시 봉헌하다"라는 의미에서 유래했으며, 하누카(Chanukah)라고도 불립니다.
역사적 배경
수전절의 기원은 기원전 2세기경으로, 헬레니즘 시대에 시리아-그리스 왕국의 통치자 안티오쿠스 4세가 유대 지역을 점령하면서 시작됩니다. 안티오쿠스는 유대인들에게 그리스 신들을 숭배하게 하고, 유대교의 율법을 금지했습니다. 심지어 유대인의 성전인 예루살렘 성전을 더럽히고, 그곳에 제우스 신상을 세우며 제사를 올리도록 강요했습니다.
이때 유대의 마카비(Maccabees) 가문이 중심이 되어 그리스에 대항하는 반란을 일으켰고, 마카비 혁명이 성공하여 시리아-그리스 군대를 몰아내고 예루살렘 성전을 되찾았습니다. 유대인들은 더럽혀진 성전을 다시 정화하고 재봉헌하는 의식을 치르며 하누카의 기념일이 시작되었습니다.
기적과 상징
수전절은 단순히 성전 탈환만을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하누카의 기적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유대 전승에 따르면, 예루살렘 성전을 다시 정화하고 재봉헌할 때, 성전에 켜둘 성전의 불을 유지할 기름이 거의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기름은 단 하루 동안만 사용할 양이었지만, 기적적으로 그 기름이 8일 동안 지속되어, 새로운 기름을 준비할 시간이 생겼다고 전해집니다. 이 사건을 기념하여 수전절은 8일 동안 지속됩니다.
수전절의 의식과 전통
- 메노라 촛대(하누키야) 점화:
수전절의 가장 상징적인 의식은 하누키야라고 불리는 9개의 촛대를 가진 촛대를 밝히는 것입니다. 이 촛대는 고대 성전의 메노라를 상징하며, 첫날에는 한 개의 초를 켜고, 그 이후 매일 하나씩 더하여 8일째에는 8개의 촛대가 모두 켜집니다. 촛불을 켜는 의식은 하누카의 기적을 상징하고, 이 촛대의 불빛은 어둠 속에서 빛을 비추는 하나님의 능력을 상징합니다. - 기도:
수전절 동안 유대인들은 특별한 찬송과 기도를 드립니다. 특히 할렐(Hallel)이라는 찬양 기도가 낭송되며, 하나님의 위대한 일을 찬양합니다. - 전통 음식:
수전절에는 기름에 튀긴 음식을 먹는 전통이 있습니다. 이는 하누카의 기름 기적을 상징하는데,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라트케스(latkes)라는 감자 팬케이크와 수프가니옷(sufganiyot)이라는 도넛이 있습니다. - 드레들 게임:
유대인 아이들은 드레들이라는 네 면의 회전팽이를 돌리는 게임을 즐깁니다. 각 면에는 히브리어 글자 **נ(נס), ג(גדול), ה(היה), ש(שם)**가 적혀 있는데, 이는 "위대한 기적이 그곳에서 일어났다"는 의미입니다.
성경과 수전절
수전절은 구약 성경에는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지만, 신약 성경 요한복음 10장 22-23절에서 예수님께서 수전절(하누카) 동안 예루살렘 성전에 계셨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예루살렘에 수전절이 이르니 때는 겨울이라. 예수께서 성전 안 솔로몬 행각에서 거니시니..." (요한복음 10:22-23)
이 구절은 수전절이 예수님 당시에도 중요하게 여겨졌으며, 예수님께서도 이 절기를 기념하신 것으로 해석됩니다.
수전절의 의미
- 믿음의 승리:
수전절은 적은 유대인들이 강력한 시리아-그리스 군대를 상대로 믿음과 용기로 승리한 사건을 기념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보호하심을 상징하며, 믿음을 지키려는 노력의 결과입니다. - 영적 회복과 순결:
성전이 더럽혀진 후 다시 봉헌된 사건은 영적인 정화와 회복의 상징입니다. 성전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상징하므로, 수전절은 이 관계의 회복과 순수함을 나타냅니다. - 기적의 상징:
성전의 불을 유지한 기름의 기적은 하나님의 개입과 초자연적인 기적을 강조하며, 오늘날 유대인들에게 희망과 신앙의 상징으로 여겨집니다.
결론
수전절은 유대인의 신앙과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축제로, 단순히 과거의 승리와 기적을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신앙과 정체성을 지키는 상징적인 절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