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Thomas, Θωμᾶς)
도마(Thomas) 사도
도마(Thomas, Θωμᾶς)는 예수 그리스도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으로, 신약성경에서 특히 요한복음에 중요하게 등장합니다. 그는 종종 “의심 많은 도마(Doubting Thomas)”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의 삶과 사역을 보면 강한 신앙과 용기를 지닌 사도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1. 도마의 이름과 의미
도마라는 이름은 아람어로 "쌍둥이"(תָּאוֹמָא, Ta'oma)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헬라어로는 디두모(Didymus, Δίδυμος)라고도 불렸는데, 이 또한 "쌍둥이"라는 의미입니다. 성경에는 그의 쌍둥이 형제나 자매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전승에 따르면 그는 실제로 쌍둥이였다고 합니다.
2. 성경 속 도마의 이야기
도마는 신약성경에서 여러 번 등장하며, 그의 성격과 신앙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장면이 있습니다.
① 예수님의 죽음을 각오한 충성심 (요한복음 11:16)
예수님이 나사로를 살리기 위해 유대로 가려고 하실 때, 다른 제자들은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죽이려고 하므로 가는 것을 만류했습니다. 하지만 도마는 “우리도 주와 함께 죽으러 가자”라고 말하며, 예수님과 동행할 의지를 보였습니다.
도마는 용기 있고 충성스러운 제자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② 최후의 만찬에서 길을 묻다 (요한복음 14:5-6)
예수님이 “내가 너희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하러 가노라”라고 하시자, 도마는 “주여, 어디로 가시는지 우리가 알지 못하거늘 그 길을 어찌 알겠사옵나이까?”라고 질문합니다.
이에 예수님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라고 대답하셨습니다.
도마의 솔직한 질문 덕분에 기독교의 핵심 구절이 나왔습니다.
③ 부활하신 예수를 직접 확인한 도마 (요한복음 20:24-29)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지만, 도마는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다른 제자들이 “우리가 주를 보았다”라고 하자, 도마는 "내가 그의 손에 못 자국을 보고, 내 손가락을 그 못 자국에 넣으며, 내 손을 그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믿지 않겠다"라고 했습니다.
8일 후 예수님이 다시 나타나셨고, 도마에게 “네 손을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라고 하셨습니다.
그러자 도마는 감격하며 “나의 주님,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라고 고백합니다.
예수님은 도마에게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도마는 ‘의심 많은 도마’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사실 그는 예수님의 부활을 가장 확실하게 고백한 제자 중 한 명이었습니다.
3. 도마의 전승과 사역
도마의 이후 삶에 대한 기록은 성경에는 없지만, 전승과 외경(正典으로 인정되지 않는 성경 관련 문서)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① 인도 선교와 순교
초대 교회 전승에 따르면, 도마는 예수님의 명령을 따라 인도로 선교하러 갔다고 합니다.
그는 서기 52년경 인도에 도착하여 복음을 전파했고, 여러 교회를 세웠다고 합니다.
특히 오늘날 "마라 토마 기독교"(Mar Thoma Christians)라 불리는 인도 남부 케랄라 지역의 기독교인들은 도마가 자신들의 신앙의 뿌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도마는 힌두교 사제들에 의해 창에 찔려 순교했다고 전해집니다. 그의 무덤은 오늘날 인도 첸나이(마드라스) 지역에 위치한 "성 도마 대성당"에 있다고 합니다.
② 도마 복음서
도마의 이름을 딴 “도마 복음서(Gospel of Thomas)”라는 문서가 있습니다.
1945년 이집트 나그함마디에서 발견되었으며, 예수님의 말씀을 기록한 영지주의 문서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정경(正典)으로 인정받지 못했으며, 기존 복음서들과 내용이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4. 도마의 신앙적 의미
솔직한 신앙: 도마는 의심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표현한 제자였습니다. 이는 신앙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줍니다.
강한 고백: “나의 주님, 나의 하나님”이라는 도마의 고백은 예수님의 신성을 인정하는 중요한 선언입니다.
복음 전파: 도마는 가장 먼 지역까지 복음을 전한 사도로 평가되며, 그의 사역은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결론
도마는 단순히 ‘의심 많은’ 사도가 아니라, 신앙의 고민을 거쳐 확신을 가진 인물이며, 멀리 인도까지 가서 복음을 전한 헌신적인 사도였습니다. 그의 삶과 신앙은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